Daisy's Lifelog 언젠가 내가 두고 온 꿈들이 자라는 그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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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 세개를 씻어서 달큰하니 먹어대는 나를 보며 엄마가 신기해한다.

'그런게 그렇게 먹고 싶어?'

'응 먹고싶기도 하고 배고 고프고 과일이 좋다니깐 머 이상하게 땡기네... @@ 왜애?'

'아니 그런거 먹으래도 그렇게 안 먹더니 지 손으로 씻어다 먹으니 신기해서 그러지'


원래 과일을 잘 안 먹는 편이다. 주스나 좀 마실까? ^^;
근데 임신했다고 허겁지겁 먹어대는 걸 보니 엄마는 좀 신기했다보다.


이번엔 내가 오히려 신기해 하며 물었다.

'엄마는 안 그랬어? 난 돌아서면 배가 고파. ㅜㅠ. 2~3시간마다 배고파서 쓰러지는데, 엄만 안 그랬어?'

자식이 여섯이나 되는 엄마에게 하는 질문이 가관인데, 그에 대한 엄마의 대답은...

'몰라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나' 였다.

'어머 ㅎㅎㅎㅎㅎ'
하고 웃고는 시선은 티비로 돌리고 주제를 바꿔버렸다.

그리고는 집(우리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 대화를 생각하며 눈물이 났다.
(쓰는 지금도 눈물 나네. 씨)


여섯의 자식을 잉태하고 길고 긴 임신기간을 겪었을 엄마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났으련만,
딸 낳았다고 출산 직후 [이불빨래]를 시켰다는 고약한 내 할머니를 떠올리니 그 여러번의 임신기간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더라고.

가난했던 그 시절, 하루세끼를 국수만 먹은적도 있다고 했었지.
국수를 너무 먹어서 당시 7살도 안된 큰 언니는 아랫배가 임산부마냥 불렀던 적도 있었더랬지.
나를 낳으신 건 물을 길어와서(그래 드라마에도 나오는 그 어깨 양쪽으로 물 양동이 지어 나르는) 저녁밥을 지은 뒤였다고.
지금이야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무슨 시대극에나 나올법한 얘기로 들릴거야.

아.
울컥해서 더는 못 쓰겠다.
빌어먹을 호르몬.

...



가난도 밉고, 나라도 밉고, 할머니도 밉고, 아빠도 밉고, ,, '무식하게시리' 자식 많이 낳은 엄마까지도 미웠던 옛 어릴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아련하고 슬며시 부끄럽고 웃음이 날 지경.

언제부터 세상 최고 위대한 사람으로 울엄마를 생각하게 됐을까?
그때쯤 나는 철이 들기 시작했던걸까??

아마도 내 아이를 낳으면, 그리고 그 아이를 기르면서 조금 더 철이 들지도 모르겠다.




헉, 점심시간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뭐??

밥!!!!!!!!!

=33333333333


댓글 14 개가 달렸습니다.

  • BlogIcon rince

    우와... 벌써 소식이 있으신거에요? ^^
    축하드립니다....

    저희는 계획이 "無"로 잡혀있는지라, 계획을 잘 지키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저희 어머니도 가난 때문에 매일 밀가루 음식만 드셨다고 하더라구요. 지금까지도 별로 안 좋아하시지요. 저희도 가난을 잘 모르는데, 요즘 애들, 어려웠던 시절을 알까요....

  • BlogIcon yamubi

    어머, 임신하셨어요? 축하드려요.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튼튼하고 예쁜 아기 만나시길 바래요.
    축하해요.

  • BlogIcon mingkie

    언니. 눈이 시큰거리잖아요... ㅡㅜ
    오늘부터 엄마한테 잘 해야지... ㅡㅜ 잉...

  • BlogIcon 푸른꿈

    결혼 얼마전에 하신 것 같으시더니, 빨리 임신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몸 건강하시길 바래요.^^

  • BlogIcon rainydoll

    ...임신을 도대체 언제?! 아기들 참 좋아하는데, 조만간 예쁜 아기의 부모님이 되시겠군요. 축하드려요. :)

  • BlogIcon 하얀별

    이제 태교 들어가셔야 겠군요!!
    그나저나 아기가 부모에게 하는 가장 난감한 질문인 "아기는 어떻게 생겨" 이 질문의 아이를 위한 모범답안도 슬슬 준비하셔야 겠군요!!

  • BlogIcon 나비

    몸의 변화 라는 전의 포스팅을 보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어차피 가지실꺼 일찍 가지시게 되서 잘되신거 같아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배가 남산만해지실 데이지님을 상상하니 재미있는데요? ㅎㅎㅎ

  • BlogIcon Lavender

    저보다도 훨씬 나이어린 엄마가 얼마전에 촬영하고 가면서..
    애기나아봐야 이마음 아실거에요~~ -_-;; 이러더라구요.. 힝~ >.<
    이쁜아기 만날때까지.. 언니랑 형부에게 매일매일 소중한 하루가 되기를 ... 진심으로.. 히힛~!! ^o^

  • BlogIcon 벗님

    축하합니다. ^^

  • BlogIcon 아도니스

    눈치야 빨랐지만 먼저 선수친 분이 있어서 언급을 삼갔지만,(고등어조림에서..) 지금이야 직접 언급을 하시니 축하드립니다.^^
    맛있는 음식 많이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한창 여러모로 바빠지시겠군요.

  • BlogIcon innugs

    행복한 하루하루겠어요~ 너무 부러워요.ㅠ_ㅠ
    불타는 총각의 가슴에 불을 지르시다니~

  • BlogIcon drew

    딸 낳았다고 출산 직후 [이불 빨래]라...ㅠㅠ
    할머님..나도 미워질라 그러네;
    요즘은 딸이 대세래요!!

  • BlogIcon Hee

    찡함 속에 은근히 뿜어지는 염장의 아우라 orz..
    부러워요 ㅠ-ㅠ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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