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sy's Lifelog 언젠가 내가 두고 온 꿈들이 자라는 그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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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노동자인 나는,
도무지 살림이니 육아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 단정하며 믿어 의심치 않고 직장맘의 길을 걸어왔드랬다. 그것이 그리도 고된 길인지 몰랐지만 내게는 당연한 길이었기에,,

프리랜서(라고 쓰고 일용직 노동자라 읽히는) 특성상 간헐적인 강제적 휴지기를 종종 가지면서도, 어서 다시 출근해야만 해!! 하는 불안함에 떨며 일주일이나 길어야 한달 정도 쉬고는 근로전선에 복귀하던 그때는 몰랐던 마음이 하나 싹이 터 버린건!

예외적으로 석달쉬고 넉달 일하고, 두달 쉬고 한달 일하고, 다시 두달을 쉬고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일상의 달콤함을 떠나기가 싫다. ㅜㅠ

*



아침에 일어나 두딸과 지지배배 까르르 버러럭, 복작복작 거리다가 아침챙겨 먹이고 준비물 확인하고, 예쁘게 옷입혀 머리빗겨 등원/등교 시키며 바이바이 할때의 애틋함과 묘한 짠함.



그리도 싫어하는 살림, 설거지 빨래 청소도 이제는 제법 요령도 붙고, 아침마다 이것들을 해치우고 나서 달려가는, 내가 집사람일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힘,, 운동! 빠샤!!

여기까지의 일과가 끝나면 정오가 지난다.
그러면 작은 빵 두개를 사들고 1500원에 제법 근사한 아메리카노를 주는 카페에 앉아 좀 멍때린 후,,,



도서관을 갔다가(15년차 퍼블리셔가 퍼블리싱 공부를 하고있음 ㅎㅎㅎ) 아이 하원시간에 늦지않도록 일어나 마트에 들러 장을 본후 집에 온다. 오후 4:00

오늘 저녁은 뭐먹지,, 목하 고민이 시작되고,, 밥 안치고,, 아이들 마중을 나가 동네 아줌마들 언저리에 앉아있다보면,, 이내 작은아이 큰아이 오고,, 놀이터에서 30분. ​

더 놀겠다 안된다 숙제있냐 없냐 친구집에 가겠다 안된다 징징징 그래 그럼 육시까지만. 아싸. 휭!! 뭐 그런 일상의 복닥거림속에 들어와 저녁반찬을 만들고, 엄마 반찬이 최고야 같은 황홀한 칭찬을 듣고 숙제도 하고 샤워도 하고 부다다다다 놀다가 싸우다가 혼냈다가 울다가 다시 웃다가 시간여유가 있으면 다시한번 자전거로 동네시찰하고는



들어와 한방에 누워 또 웃다 울다 짜증내다 사랑한다했다가 책읽다가 노래하다가 하여간 오만 생쇼후에 두놈이 잠들면,,,, 아 이 땅의 평화가!!! 후아아;;;

*

이런 모든 사랑스러움을 뒤로하고 나는 일하러 가야할것인가.

내 대신 아이들 아침 머리를 묶어주고,
내 대신 집에 오는 아이들을 맞아주며,
내 대신 아이들 밥을 차려줄 그 누군가를 또다시 뫼셔야(?) 하고,,

업무적, 물리적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안고 돌아온 집에서 엄마를 목말라 했을 아이들에게는 나는 얼마나 인내하고 얼만큼이나 따뜻할 수 있을까. 안봐도 비디오 ㅜㅠ

초2 큰놈 알림장은 또 어떤가. 여의치않는 준비물이 있거나 확인못한 숙제라도 튀어나오면 얼마나 똥줄이 탈것이며, 도와줄 이 없는 외로운 직장맘은 SOS칠 곳도 없고,,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그 압박감과 안타까움은. 흠.

기를 쓰고 아이들을 재워놓고 나면 억눌러진 감정은 쏟아낼 길 없어 아마도 맥주를 들이키겠지. 살이 찌겠지. 화딱지가 나겠지. 독박육아에 열폭하는 찰나, 늦게 들어온 남편을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고운말이 나가지도 않겠지. 그래 나는 딱 그 정도의 인간이기에.

*

모르겠다. 안가본 길도 아닌데, 지나온 칠년보다 앞으로의 칠개월이 더욱 두렵다. 아니 그보다,, 지금의 달콤함이 너무도 좋아 그저 푸욱 묻히고만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계속되는 두가지마음에 아침과 저녁의 결론이 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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