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안 그랬어? - 2007/07/09 11:52
자두 세개를 씻어서 달큰하니 먹어대는 나를 보며 엄마가 신기해한다.
'그런게 그렇게 먹고 싶어?'
'응 먹고싶기도 하고 배고 고프고 과일이 좋다니깐 머 이상하게 땡기네... @@ 왜애?'
'아니 그런거 먹으래도 그렇게 안 먹더니 지 손으로 씻어다 먹으니 신기해서 그러지'
원래 과일을 잘 안 먹는 편이다. 주스나 좀 마실까? ^^;
근데 임신했다고 허겁지겁 먹어대는 걸 보니 엄마는 좀 신기했다보다.
이번엔 내가 오히려 신기해 하며 물었다.
'엄마는 안 그랬어? 난 돌아서면 배가 고파. ㅜㅠ. 2~3시간마다 배고파서 쓰러지는데, 엄만 안 그랬어?'
자식이 여섯이나 되는 엄마에게 하는 질문이 가관인데, 그에 대한 엄마의 대답은...
'몰라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나' 였다.
'어머 ㅎㅎㅎㅎㅎ'
하고 웃고는 시선은 티비로 돌리고 주제를 바꿔버렸다.
그리고는 집(우리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 대화를 생각하며 눈물이 났다.
(쓰는 지금도 눈물 나네. 씨)
여섯의 자식을 잉태하고 길고 긴 임신기간을 겪었을 엄마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났으련만,
딸 낳았다고 출산 직후 [이불빨래]를 시켰다는 고약한 내 할머니를 떠올리니 그 여러번의 임신기간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더라고.
가난했던 그 시절, 하루세끼를 국수만 먹은적도 있다고 했었지.
국수를 너무 먹어서 당시 7살도 안된 큰 언니는 아랫배가 임산부마냥 불렀던 적도 있었더랬지.
나를 낳으신 건 물을 길어와서(그래 드라마에도 나오는 그 어깨 양쪽으로 물 양동이 지어 나르는) 저녁밥을 지은 뒤였다고.
지금이야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무슨 시대극에나 나올법한 얘기로 들릴거야.
아.
울컥해서 더는 못 쓰겠다.
빌어먹을 호르몬.
...
가난도 밉고, 나라도 밉고, 할머니도 밉고, 아빠도 밉고, ,, '무식하게시리' 자식 많이 낳은 엄마까지도 미웠던 옛 어릴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아련하고 슬며시 부끄럽고 웃음이 날 지경.
언제부터 세상 최고 위대한 사람으로 울엄마를 생각하게 됐을까?
그때쯤 나는 철이 들기 시작했던걸까??
아마도 내 아이를 낳으면, 그리고 그 아이를 기르면서 조금 더 철이 들지도 모르겠다.
헉, 점심시간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뭐??
밥!!!!!!!!!
=33333333333




